1. 캡틴 아메리카 : 퍼스트 어벤져
세계 전쟁으로 암흑에 빠진 시기, 한 남자가 군 입대를 자원합니다. 그의 이름은 ‘스티브 로저스’로 남들보다 왜소하고 마른 체격으로 인해 입대마저 번번히 거부당하던 그는 포기를 모르는 근성과 강한 희생 정신을 인정받아 최고의 전사를 양성하는 ‘슈퍼 솔져’ 프로젝트에 스카우트됩니다. 비밀리에 진행된 실험을 통해 가장 완벽한 육체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신체 능력을 얻게 된 스티브는 모두에게 ‘캡틴’으로 불리며, 시대의 영웅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하지만 그의 등장에 맞서 거대한 ‘히드라’ 조직을 앞세운 적의 공격은 한층 막강해지고, 그 핵심에 선 ‘레드 스컬’은 인류를 위협하는 최후의 전투를 준비합니다. 세계를 위협하는 전쟁, 그 한가운데로 향한 ‘캡틴’ 슈퍼히어로의 역사로 남을 그의 활약을 담은 영화입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 1의 5번째 작품입니다.
2. '스티브 로저스'라는 인물을 알고 보자
스티브는 혈청을 맞기 전과 후 모두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리더십이 넘치며 강력한 정신력에 뛰어난 전투 능력을 가진 히어로였습니다. 하지만 그 내면에 존재하는 스티브는 자신은 그대로 있고 싶지만 자신을 두고 주변이 급격히 변하는 바람에 자신은 나그네 또는 이방인 처럼 괴리되어 있는 상황을 연이어 맞이하게 됩니다. 내면의 고독을 품고 있는 히어로들은 많지만 사적, 시간적, 정신적인 모든 관계가 단절된 히어로는 캡틴 한명밖에 없습니다. 다른 많은 히어로들이 어느 정도 사적인 동기와 취약한 내면을 보이는 가운데, 스티브는 그 부족한 내면조차 극복하며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영웅의 정의에 가장 부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다른 히어로들이 고난을 겪으며 내적 성장을 이루는 것과 달리 스티브의 이야기는 이미 완성된 영웅에서 시작합니다. 이러한 면이 그의 생애에 큰 영향을 끼쳤고, 불굴의 정신력으로 훗날 영웅으로서의 대장정을 수행할 수 있는 결정적인 힘이 되었습니다. 무력으로 보면 다른 히어로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지만 정신력과 신념을 논한다면 스티브야말로 가장 강한 영웅이라 봐도 무방하죠. 인간의 가장 큰 힘은 정신력이라는 말과 통하는 부분입니다.
3. 영화를 볼 때 눈여겨 보면 좋은 점
현실성 있는 슈퍼 히어로를 강조한 다크 나이트같은 영화와는 대조적으로, 시대적 배경인 제 2차 세계 대전시절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활극을 그 시대 분위기에 맞게 적당히 유치하면서도 현대적으로 잘 그려낸 편입니다. 퍼스트 어벤져에서 주인공 캡틴 아메리카와 히로인 페기 카터는 마초적 기질의 군대에서 서로 약골, 여자라는 선입견 속에 차별을 겪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거기서 둘은 공통점을 발견하고 서서히 가까워지게 되는데, 마지막 엔딩이 애절하게 끝나면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덕분에 원작에선 그저 지나간 옛 사랑 정도로 인식되던 페기 카터가 이 영화로 인해 그 존재감을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후속작들을 거쳐 인기 캐릭터로 거듭났지만 첫 작품에서는 그리 평가가 좋지 못했습니다. 퍼스트 어벤져에 묘사된 캡틴의 캐릭터는 '조국과 동료들을 위해서라면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나이' 이외에 특별한 캐릭터성이 없죠. 또 캡틴의 참전 열망은 옳고 그름을 떠나 그의 열렬한 애국심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매력이 반감될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투지가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빈약한 체격 때문에 군대에 가지 못한다는 불행한 과거사는 있지만, 정작 실험을 통해 슈퍼 솔저로 거듭나고 나서는 그런 과거를 극복한 희열이라든가 혹은 반대로 과거에 차별받은 트라우마 등의 심정 변화는 거의 묘사되지 않죠. 즉, 슈퍼 솔저가 되기 전에는 몸만 약했지 정신적으로는 사실상 완성된 캐릭터였고, 슈퍼 솔저가 된 뒤에는 부족한 신체마저 강한 완전체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다만 본작에서 구축한 캡틴의 캐릭터성은 후속작에 가서도 흔들린 적이 없습니다. 고뇌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않지만 원래 그런 정신적 초인을 묘사한 영화기 때문에 그런 것이기 때문이죠.
4. 캡틴 아메리카
캡틴에 대한 평가와 캡틴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캡틴이 그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방패와 완력 따위보다 더 무서운 캡틴만의 무기가 바로 이 인망과 위상입니다. 단지 잠깐 연설 좀 한 것만으로 그냥 평범한 사무원이 테러리스트에게 저항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만 봐도 이게 얼마나 대단한 무기인지 알 수 있죠. 실제로 연설 이후 쉴드는 둘로 나뉘어서 일종의 내전을 벌였는데, 캡틴 반대파는 원래부터 하이드라였다는 걸 생각하면 정상적인 쉴드 요원들은 전부 캡틴의 말을 그대로 믿고 목숨을 걸고 싸움에 나섰다는 얘기죠. 또한 캡틴의 입장에서 하이드라가 쉴드 내에 암약하며 저지른 짓들을 살펴보면 완전히 부관참시나 다름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목숨을 바쳐 궤멸시킨 조직이 옛 동료들의 틈바구니에 섞여 그 뜻을 더럽히고, 친한 동료였던 하워드 스타크는 암살당했고 가장 친한 친구인 버키는 인간 병기로 개조당했으며 더욱이 자신도 그 진상을 모르고 그들의 아래에서 이용당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하이드라는 현대 사회에서 오갈 곳을 모르던 캡틴에게 싸워야 할 대의. 즉 살아갈 의미를 주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5. 마무리
이 영화는 스티브가 혈청을 맞기 전과 후 그가 새로이 태어난 캡틴에 대한 기원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초인적인 능력을 지니거나 엄청난 재력이나 기술력을 지니지 않고, 오히려 왜소한 체격이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음에도 올바른 성품과 애국심, 어떤 힘든 일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스티브 로저스가 혈청을 맞고 슈퍼 솔저가 된 스토리를 액션신이 없어도 몰입감을 주었습니다. 캡틴의 신념과 희생정신, 리더십을 강조한 부분이 차별화되었고 그가 어떤 인물인지 보여주는 작품이었다는 평이 많습니다. 특히 극중 초반 수류탄이 날아왔을 때 망설이지 않고 몸을 날려 감싸는 장면은 스티브가 어떤 성품을 지녔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라는 평을 했죠. 원작과 비교하여 많은 호평을 얻지 못한 작품이지만, 이 시리즈 후에 나온 작품들을 보면 이 작품에 대한 평가가 더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마블 영화는 각 영화와 시리즈가 연결되어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전작과 다음 작품을 보면 더 이해하기 쉽고 숨겨둔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도 영화를 보는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다 감독이 말하기도 했죠. 포기를 모르는 자, 그 이름 '캡틴 아메리카 : 퍼스트 어벤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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